파묘의 뜻 - 파묘(破墓) : 옮기거나 고쳐 묻기 위하여 무덤을 파냄.
오컬트 무비의 오컬트, 오컬티즘이란 무슨 뜻?
어제 개봉한 파묘가 흥행돌풍을 예고하면서 장르영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보통 이런 장르 영화는 양날의 검과 같다. 뻔한 클리셰를 따라가기에 식상하다는 약점이 있는데, 외려 그런 클리셰를 좋아하는 마니아가 양산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마니아 측이 압도적이면 메인 장르가 되는 것이지만, 반대라면 마이너 장르가 되고 만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특히 우리나라에서 조금은 마이너 장르인 오컬트 장르. 이런 장르에서 연이어 히트 작을 내고 있는 장재현 감독은 참으로 대단한 감독이 아닌가 싶다. 그만큼 시나리오에 공을 들이고 그것을 스크린에 잘 옮기는 연출가란 방증이 아닐까? 여하튼 여기서 궁금해지는 게 하나 있다. 오컬트가 대체 무엇인가? 왜 장재현 감독의 전작, 검은 사제들, 사바하와 신작 파묘까지 오컬트 장르라고 부르는가? 대략적으로 감은 잡고 있겠지만, 정확한 의미는 모르는 분들이 대부분이시리라.
오컬트, 곧 occult는 사전에 과학적으로 해명할 수 없는 신비적 · 초자연적 현상, 또는 그런 현상을 일으키는 기술이라고 되어 있다. 오컬트는 눈에 보이고 만져지는 물질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숨겨진 지식과 힘을 탐구하는 학문 혹은 문화의 일종이다. 라틴어 오쿨투스에서 유래한 말로 오쿨투스는 숨겨진 것, 비밀을 의미한다. 그래서 오컬티즘이라 하면 경험이나 사고로는 파악할 수 없는 신비하고 초자연적인 현상을 믿고 존중하는 문화의 일종을 이르는 말이다. 마법, 연금술, 점성학 등의 분야를 포괄하며 초자연, 신비로운 현상을 탐구한다. 1960년대 말, 세계적 규모로 유행했다. 베트남 전쟁을 반대하며 정신적 가치에 무게를 두고 물질문명을 거부하던 히피 문화가 이런 오컬리즘의 한 형태였다 하겠다.
이러한 오컬트적 요소를 영화에 적용한 장르가 바로 오컬트무비, 곧 오컬트 영화다. 실제로 일어났던 초자연적 사건이나 악령, 악마를 주요 소재로 다루는 영화다. 주로 공포영화의 한 장르로 분류된다. 1968년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악마의 씨'를 오컬트 영화의 출발로 본다. 이어 1973년 개봉한 '엑소시스트'는 공포영화 중 역대 최고의 흥행기록을 세우며 오컬트 장르 영화의 정착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오컬트 무비로는 '검은 사제들', '곡성', '사바하', 그리고 이번에 개봉한 파묘 등이 있다.
장재현 감독의 신작 파묘
어제(2024년 2월 22일) 개봉한 장재현 감독의 신작 파묘가 개봉 하루만에 곡성과 서울의 봄 흥행실적을 넘어서면서 흥행이 예고되고 있다. 개봉 첫날 33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면서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파묘는 거액의 돈을 받고 수상한 묘를 옮긴(이장한) 풍수사와 장의사, 무속인들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담은 미스터리 오컬트 영화다. 풍수지리와 무속 신앙이라는 신선한 소재에 이를 맛있게 버무려내는 장재현 감독의 연출력, 최민식, 김고은, 유해진이라는 걸출한 배우들의 신들린 연기까지. 기대하지 않으래야 않을 수가 없는 영화가 탄생한 것 같다.
23일 발표에 의하면 '파묘'는 개봉 첫날인 22일에만 33만 189명(누적 관객수 33만 6200명)을 동원해, 2024년 개봉작 최고의 오프닝 스코어를 갱신했다고 한다. 이 파묘의 기록은 개봉일에 31만 42명을 동원한 '곡성'과 2023년 최고의 흥행작 '서울의 봄'이 기록한 20만 3839명을 가뿐히 뛰어넘은 것이다. 장재현 감독의 파묘가 대한민국 오컬트 무비의 진가를 보여주면서 흥행에서도 역대급 기록을 세웠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조심스럽게 피력해 본다.
파묘는 현재 전국 극장에서 관람하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