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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 대보름이란?

정월이란 음력 1월을 일컫는 말이다. 그래서 정월 대보름이라고 하면 바로 음력 1월 15일을 가리키는 말이다. 올해, 2024년은 양력으로 2월 24일(토요일)이 음력 1월 15일로 정월 대보름이다. 올해 정월 대보름달은 서울 기준 오후 6시 03분에 떠서 25일 오전 7시 39분에 진다. 가장 둥근달(망)이 되는 시간은 밤 9시 30분, 가장 높이 뜨는 시각(남중고도)은 자정 한 시께이라고 한국천문연구원이 밝혔다.

정월 대보름이라고 해서 한해 달 중에 가장 밝거나 크지는 않다. 그러나 과거 우리 선조들은 음력을 기준으로 날짜를 세고 농사를 지어왔다. 정월달의 보름이 '대보름'인 이유는 맏이라서 그렇다. 새해가 낳은 첫 보름달인 셈이다. 우리 선조들은 설, 그러니까 정월 초하루, 곧 음력 1월 1일부터 정월 대보름, 곧 음력 1월 15일까지 한해의 풍년과 안녕을 기원하며 다양한 놀이와 음식을 즐겼다. 이런 전통은 곧 봄이 오면 시작될 고된 농사일을 준비하면서 농한기(농사를 짓지 않는 시기) 동안 굳은 몸과 농사 공동체, 이를 테면 마을의 분위기를 깨우고 다잡는 데서 시작하지 않았는가 추측하고 있다. 정월 초부터 시작되는 영남지방의 지신밟기는 정월 대보름에 절정을 이루었다가 막을 내린다. 지신밟기는 준비 과정부터 마무리까지 마을 공동체가 준비하기 때문에 두레가 주로 중심이 되어 풍물패를 꾸렸다. 각 집을 돌면서 기복해 주고 모인 쌀이나 금전은 마을 공동체의 기금으로 모아 두었다. 영남지방에서는 지금도 정월이면 풍물패가 도심을 다니며 지신밟기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정월 대보름

우리나라 정월 대보름 풍습

놀이

앞서 영남지방의 지신밟기 풍습을 잠시 언급했다. 그래도 우리가 정월 대보름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이 바로 달집 태우기일 것이다. 달집 태우기는 정월 대보름 행사의 마지막이자 노루막이다. 실제 놀이는 설날부터 이어진다. 정월 대보름 전날 밤에는 아이들이 마치 할로윈 데이처럼 집집마다 밥을 얻으러 다니는 풍습이 있었다. 또 아이들은 구멍 뚫린 깡통에 불씨를 담아 빙빙 돌리다가 논두렁 따위를 태우는 쥐불놀이를 한다. 이는 잡초를 풀씨까지 태우고 쥐을 쫓거나 죽이는 실질적인 효과가 있었다. 지금은 화재 위험 때문에 거의 사장된 놀이 문화다. 사오십대 중년층 이상의 농촌 출신이라면 쥐불놀이의 기억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또, 섣달 그믐날처럼 이날 밤에 자면 눈썹이 하얗게 샌다고 믿고 잠을 안 자는 풍습도 있었다. 아침이면 마을을 다니다가 만나는 사람에게 먼저 '내 더위 사가라!'라고 하는 더위팔기를 한다. 그렇게 하면 그해 자신은 여름에 무더위를 피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달이 떠오르면 소원을 빌거나 소원지를 달집에 매달고 달집을 태운다. 그리고 밤이면 지역마다 다른 놀이를 즐긴다. 보름달이 환한 농촌 마을을 떠올려 보라. 텅 빈 들판, 밝은 달밤. 농번기가 시작되기 전, 딱 놀기 좋은 밤이 아니었겠는가? 

음식

정월 대보름 아침이 되면 부럼깨기와 귀밝이술 마시기를 한다. 이렇게 부럼을 깨어야 부스럼이 나지 않고 한 해를 보낼 수 있으며, 귀밝이술을 마셔야 귀앓이를 하지 않는다고 믿었다. 오곡밥이란 찹쌀밥을 지어서 먹는데 오곡이란 다섯 가지 곡물이다. 찹쌀, 기장, 수수, 서리태, 적두가 그 다섯 가지다. 마른 나물로 여러 나물 또한 만들어서 먹는다. 이를 진채식이라고 했다. 보통 무, 오이, 호박, 박, 가지, 버섯, 고사리 등의 마른 나물 아홉 가지에서 열 가지를 만들어 먹었다. 

이렇게 보아 알 수 있듯 농경 공동체가 한해 농사를 준비하기 위해 마을 공동체의 결속을 다지고 농사지을 일꾼들을 잘 먹이면서 위로하는 행사가 정월 대보름 행사였다. 영양식을 먹이고, 논두렁을 태우는 등, 농사에 실제 도움이 되는 실리적인 풍습이 많다 하겠다. 

달? 달? 무슨 달? 달 모양에 따른 명칭

달, 달 무슨 달, 쟁반 같이 둥근 달~ , 어릴 적 부르던 동요다. 오늘은 무슨 달? 궁금할 때가 가끔 있을 터이다. 기왕 달에 대해 말을 꺼냈으니 알고 있으면 써먹을 데가 있을 달의 모양에 따른 이름, 달과 관련된 순우리말도 몇 가지 이야기해보겠다. 흔히 우리가 착각하는 것 중에 하나가 달 모양의 변화가 지구의 그림자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들 수 있다. 달이 지구의 그림자에 가리는 것은 '달가림'이라고 부르는 월식이다. 달 모양의 변화는 달과 지구, 그리고 태양의 상대적 위치에 따라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러니까 달의 모양 변화는 태양이라는 조명에 의해 생기는 것이다.

너무 깊이 이해하려고 하지 말자. 우리는 여기서 달의 주기와 모양, 이름에 대해서만 간단히 알아보자. 달은 주기에 따라 차고 기운다. 주기는 29.5일로 대략 30일이다. 삭(합삭)이라고 부르는 완전히 보이지 않는 달부터, 초승달, 상현달, 보름달, 하현달, 그믐달, 그리고 다시 삭의 순서로 순환한다.

정월 대보름 - 이미지를 클릭하면 오늘이 무슨 달인지 안내하는 사이트로 이동할 수 있다.

위 이미지의 가장 오른쪽이 삭이다. 삭은 음력  말일~2일 경에 뜬다. 초승달은 우리말로 손톱달이나 갈고리달로 부르는데 이미지의 삭 바로 옆의 달로 음력 2일 ~4일경에 해당한다. 이미지의 세 번째 달은 상현달로 보통 우리가 반달이라 부른다. 음력 8일경 뜨는 달이다. 네 번째 단계의 달은 상현망간의 달이라 부르는데 반달과 보름 사이의 달이란 의미다. 음력 9일부터 보름 전까지 해당한다. 다섯 번째 달 모양은 우리가 다 아는 보름달이다. 음력 15일에 뜬다. 그리고 그 옆부터는 이제 기울기 시작하는 달이다. 하현망간의 달이다. 그다음은 하현달, 그다음은 그믐달이다.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오늘의 달이 무슨 달인지, 달 모양과 날짜를 상세하게 일러주는 사이트로 이동할 수 있다. 가끔 클릭해서 보시기 바란다. 한편 초승달과 그믐달을 일컬어 갈고리달이나 손톱달이라고도 부른다. 모양을 형용한 예쁜 우리말이니 살려 써보도록 하자. 또 어스름달이라는 말이 있다. 해가 진 다음이나 뜨기 전의 어슬녘에 뜨는 달을 이른다. 이는 모양이 아니라 뜨는 시간을 두고 만들어진 달 이름이다. 또 반달이나 반달이 채 못된 달을 가리켜 조각달이라고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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