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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자 구글의 메인 화면이다.

2월 29일 윤일을 의미하는 구글 메인화면 이미지
2월 29일 (2024년) 구글 메인 화면 이미지. 구글 캡처. 윤일을 의미한다.

왜일까? 오늘은 2024년 2월의 마지막 날이다. 2월 29일이다. 보통 2월이 28인 것을 감안하면 하루 더 덤으로 얻은 기분이라 은근히 흐뭇하다. 이어지는 3월 1일이 금요일이라 토, 일까지 3일 연휴가 생긴 것도 이 29일 이 쏙 끼어든 덕분이니, 참 기특한 날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왜 2월은 들쭉날쭉하는 거 같지? 작년엔 분명히 28일까지 있지 않았나? 대체 왜 이러는 거야? 

몇 년에 한 번씩 이러는 거 같아. 대충 감은 잡고 있었는데, 정확히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윤일'이란 것, 정확하게 알아보고자 이번 포스팅을 준비했다.

오늘은 2월 29일 윤일 그리고 윤달까지

올해처럼 2월에 드는 29일은 앞서 말했듯이 덤이다. 공짜는 아니다. 우리가 저축한 거 돌려받는 셈인데, 이자는 따로 없다. 윤일이 든 해를 윤년이라고 하는데, 윤년이 시작하고 딱 예순 번째 날이 되는 점이 재미있다. 또 이 윤일은 우리가 흔히 태음력, 곧 음력에서 이야기하는 윤달과는 차이가 있는 개념이다. 윤일은 태양력, 즉 현재 우리가 쓰는 양력이라 부르는 역법에 있는 것이니, 리그가 완전히 다른 데서 뛰는 선수랄까? 여하튼 윤달은 양력과 음력의 차이를 보정하기 위해 아예 없는 달 하나를 통째로 끼워 넣은 달이다. 음력 윤 8월이라고 하면 음력 8월이 지나고 다시 8월이 시작되는 괴이한 방식으로 보정한다. 이는 달이 지구를 열두 번 도는 데 354일이 걸려 태양력과 오차가 커, 그 보정도 이렇게 화끈하게 하는 이유에서 기인한다.

한자 윤(閏)은 윤달, 윤으로 잉여, 남는 것이라는 뜻이다. 윤일이 든 해를 윤년이라고 한다. 그래서 올해, 2024년은 윤년이다.

윤일이란? 뜻과 주기

지구는 태양 주위를 공전하는 천체다.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도는 것을 공전이라 하고 이 한 바퀴를 1년이라고 한다. 그런데 지구나 태양이나 우리처럼 시계를 보면서 출퇴근하는 존재는 아니다. 우리가 보는 시간은 인간의 편의로 나누어져 있고, 날짜가 바뀌는 것 또한 그렇다. 어쨌든 실제 지구의 공전 주기를 정확히 인간의 시간으로 계산해 보면 365일로 딱 떨어지는 게 아니란 말이다. 정확하게는 365.2422일이 걸린다. 그러니까 우리가 365일로 12월 자정에 해피 뉴이어를 외칠 때, 우리 지구는 '아직 덜 갔단 말이야.... 쩝.'이러고 있단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일찍 샴페인을 터뜨리면서 매년 0.2422일을 저축해 둔 셈이 된 것이다. 5시간 48분 45.5초. 

태양을 유심히 관찰하던 고대 우리 선조들은 이런 오차가 발생하는 것을 일찌감치 알아챘다. 그러고 보니 약 6시간. 4를 곱하면 24. 그래 4년에 한번씩 깍두기로 날 하나 끼워 넣으면 되겠다, 해서 윤일이 생긴 것이다. 그런데 이게 또 정확할까? 윤일을 끼워 넣고 보면 태양년이 365.25로 딱 떨어진 게 아니라, 0.0078일의 오차가 생긴다. 따라서 다시 보정을 하게 된다. 첫째, 끝 두 자리가 4 배수인 해는 윤년이다. 96년, 04년, 20년, 24년 등. 둘째, 4의 배수라도 끝 두 자리가 00인 해는 예외적으로 평년으로 둔다. 단, 끝 두 자리가 00이라 할지라도 그 윗자리가 4의 배수가 되는 해는 윤년으로 한다. 꽤 복잡하다. 우리는 그냥 달력이나 훑다가 아, 29일 들었네. 윤년이구나! 하면 되리라. 덤으로 든 날이니, 일 하루 더 해야 한다고 투덜거리지는 말자. 나이 먹고 보니 일 년에 하루 더 있는 거, 너무 감사하다. 

윤일의 사회 문화 제도 등

안타깝게도 군 복무기간에 윤일이 들면 군생활이 하루 늘어난다. 군 복무기간을 개월 수로 계산하는 제도의 헛점이다. 윤년을 잘 계산해서 윤일이 없는 복무기간을 계산해서 입대할 것을 권장한다. 가능하다면 말이다. 법의 제재를 받는 수감자도 이러한 셈법에 의해 복역기간이 하루 늘어나게 된다. 물론 직장인도 근무일이 하루가 늘어나는데, 28일 일하고 받던 월급, 29일 일하고 받으니 속이 좀 쓰릴 테다. 

2월 29일에 태어난 사람은 생일 자체가 달력에서 보이지 않는 황당하지만 당연한 경험을 늘 하게 된다. 그래도 기념은 해야 하니 3월 1일에 더러 하는 모양인데, 3.1절이다 보니 식구들 모이기엔 차라리 좋지 싶다. 그래도 우리나라에는 대안이 좀 있다. 음력으로 하면 된다. 물론 필자의 경우 윤 8월이라 음력 생일이 거의 없다시피 한 사람이라, 음력을 그다지 좋아하진 않는다. 여하튼 이런 상황이다 보니 이날 출생을 기피하는 게 보통이다. 그래서 2월 29일 생은 좀 드문 편이다. 주변에 있다면 잘 좀 챙겨주자.

번외로 아일랜드에서는 성 오스왈드의 날이라고 해서 여성이 남성에게 프로포즈하면 무조건 승낙해야 한다는 풍습이 있다고 한다. 조금 무섭다. 그리고 28일이고 29일이고를 떠나서 2월의 마지막 날은 세계 희귀질환의 날이다. 2008년 유럽희귀질환기구에서 제정했다. 

윤일이고 윤달이고 모두 상관 없이 그저 좋은 날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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